맥주 한 캔에 썰 풀기 미분류

5월이 반 이상 갔다. 그간 일이 많았다. 독일 출장을 다녀왔고, 출장 중 프랑크푸르트 1일 여행을 했다. 회사에서도, 친구끼리도, 동호회에서도 에피소드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운동과 식이 조절(?)의 기복도 생겼다.

오늘은 맥주 한 캔에 기분이 좋아지면서 키보드를 두드릴 맛이 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기상 05:15
준비는 45분만에 끝(평소에는 1시간).
서울에서 울산까지,
출장 일정 완료 후 울산에서 연구소 복귀,
오후 5시 쯤 들어와서 10시까지 서류 업무와 본업을 병행하고 집에 오니 11시.

그냥 잠들기엔 영혼이 지치고 힘들어서,
독일 출장 중 가져온 캔맥주를 하나 까야겠다- 하고 냉장고를 열었다.
잉? 근데 없네? 엄마가 딤채에 옮겨놨나? 하고 딤채를 열었는데 없다.
잠들어있다 인기척을 들은 엄마가 나와서 아까 마셨는데 어쩌지..? 하는데 순간 확 화가났다.
별 맛 없던데? 라고 하는데, '그래도 먹어보고 싶었단 말이야...'라고 대답하고선 또 화가났다.
엄마는 마셔봤으니까 별 맛이 없다는걸 알았겠지. 난 입도 못 대 봤잖아? 나에겐 영원히 미지의 맛일 그 독일 맥주.
그러나,
미안하다며 싱싱고 저 안 쪽에서 꺼내준 다른 맥주에 더 이상 짜증을 낼 수가 없었다.
울상을 지으며 방에 조용히 들어와 따라 마시는데, 역시 벨기에 맥주. 내 맥주 취향에 딱 인거다.
그래서 그냥 좋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참 간사하지 사람 마음.


나는 맥주를 좋아한다.
취하지만 취하지 않는 맥주.
어느 순간, 소주는 반 병 이상 마시면 마지막 잔으로부터 대략 1시간 후부터 헬렐레 해진다. 헬렐레란, 집에 가서 토(...)를 하고 싶은 기분과 아, 에틸 알콜 향이 참 싫다고 생각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1 병 이상을 마셨다면 새벽녘에 정말로 토(...)를 한다, 아무도 모르게 변기와 둘이서 둘이서.

맥주가 주는 홉의 느낌이 좋다.
물론 모든 맥주가 맛있는 건 아니다. 기본적으로 벨기에 맥주는 내 취향이다.
제일 맛있었던 건 콱. 콱에 얽힌 이야기가 재밌기도 했고, 잔이 마음에 들었던 탓도 있다.
수도원 맥주는 꾸준히 찾아서 마시고 있고...아직 호불호가 강하진 않다.
의외로 국산 맥주는 카스가 좋다. 최근엔 클라우드가 대세라지만, 뭐랄까 청량한 한국 맥주의 표본은 카스라고 생각한다. 맛이 있는 건 아닌데 맛이 없지도 않으니까. 그리고 가볍게 마시기 좋다.
사실 생맥주가 아닌 독일 맥주는 좋아하지 않는다. 대체적으로 초록색 병에 담긴 맥주들은 자고로 내 취향이 아니었다. 예외가 있는데, 양꼬치를 먹을 때 마시는 칭따오는 최고다.
어쨋거나 저쨋거나 제일 즐겨마시는 맥주는 레페 브라운. 흔히 흑맥주에서 풍기는 흑설탕 맛이 나지 않는 흑맥주이기도 하지만, 한 모금 입에 들어왔을 때 풍기는 향이 참 정겹다. 호가든처럼 강하거나 달지 않고 그렇다고 벨기에 특유의 풍미에서 벗어나지도 않는다. 사실 지금 기분이 살짝 좋아서 헛소리를 섞는지도 모르겠다.
말 나온 김에 냉장고에 남은 레페 브라운을 꺼내 와야겠다.

막걸리는 잣막걸리와 밤막걸리를 즐겨마신다.
내게 최악은 검은콩 막걸리였다. 마시다가 비린내에 취하는 줄 ㅠㅠ
검은콩을 좋아하지만 막걸리로는 아니었다.
그리고 사실은 그냥, 파전에 먹는 막걸리는 참 훌륭하다. 오늘같은 날씨에는 더더욱.

와인은 잘 마시진 않는데, 쉬라즈와 메를롯을 좋아한다.
보다 드라이한 와인이 내 취향이고, 치즈와 올리브가 있다면 무한대로 넣을 순 있다.
다음날 숙취가 있어서 많이 마시진 않는다.

그 외 도수가 높은 위스키 등은 아직 잘 모른다.
뭔가 자주 마셨는데 이름을 기억 못하는 듯.

어쨋거나, 독립해서 방에 갖추고 싶은게 있다면 맥주셀러. 와인셀러를 사서 맥주를 가득 채우고 싶다는 작은 소망.

급 레페 브라운을 마시고 싶어서 글을 마친다.

Paul Mccartney 콘서트_20150502 놀고 떠돌기

티켓팅에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 고민을 떨쳐 버린 건 폴 할배가 언제 다시 한국에 올지 모른다는 이유 단 하나.
예전에 Sting 내한 공연을 놓치고 꺼이꺼이 땅을 치고선 다시는 후회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같이 얹어 있었지.

잘 한 일은 폴 경 내한공연을 그라운드석으로 간 것
잘 못한 일은 더 앞좌석을 사지 않은 것 ㅠㅠ

잔망스런 폴 오빠 같으니 ㅠㅠㅠㅠㅠ
The long and wild wind, Let it be, Hey Jude에서 이벤트를 할 때 마다 '너희에게 반했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는데 사랑에 빠질 뻔.
특히 피아노 위에 팔 기대고 한 쪽 손을 턱에 괸 채로 바라볼 때는 아....스릉흔드.....

비가 와서 더 운치있고
우비로 하나 되어 장관이었던
여운이 아주 오래가는
지금도 앓이 중인
그런 공연.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폴 옹.

+)린다 매카트니가 남편 덕후인 것 같다는 추정을 반드시 그럴 것 같다는 확신으로 만들어 준 하루.

4월의 밥과 군것질과 탐식 밥과 군것질과 탐식

혼자 카페가서 앉아 있던 일이 많다보니 밥 보다는 음료가 많다. 어쨋거나 4월의 영양 이야기.


본사 갔다가 퇴근을 아티제로 했다.
일할 게 있는데 집에 가면 절대 안 할 삘이라.... 애정하는 에그 샌드위치를 우적우적 먹고 야근 아닌 야근.
신나게 노트북 자료를 털다가 괜히 마카롱도 먹음. 다 먹고 났더니 사진을 안 찍었더라.

주말의 스타벅스. 아메리카노와 에그 베이컨 파니니. 베이컨 맛이 강했다.
엄마표 웰빙 홈요거트. 재료를 아끼지 않는 마망의 집밥은 항상 옳다.
이날은 유난히 더 풍부했던 요거트. 견과류도 듬뿍 들은 한 끼 식사다.
신촌 카페 '감'. 동호회 플로어가 신촌에 있을 때 아지트였다. 신촌에 가게 되면 들리곤 한다.
이 날 커피를 이미 3잔 마신터라 꿀자몽차를 주문.
함께 간 언니는 플레인 라씨를 시켰는데, 예전과 다르게 퍼 먹도록 나와서 좀 당황.
요것도 엄마밥. 닭육개장. 아 사진 보니까 또 먹고 싶네 ㅠ
엄마가 닭육개장을 끓인 날, 아빠가 꼭 먹으라고 했었는데 이유를 알았다. 먹으니까 힘이 나. 닭이 유난히 맛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엄마의 정성도.
또 스타벅스. 이 날은 아메리카노 그란데에 블루베리 베이글. 다행히도 창가 바 자리가 나서 럭키.
다음 날도 스타벅스. 도로 주행 연수 받고 나서 간 것 같다. 출장 준비하며 스타벅스 베이커리의 갑, 부드러운 생크림 카스텔라.
맛있다. ㅠㅠ
엄마표 아침. 우리집은 과일과 고구마와 양배추즙(가끔 양파즙)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과일은 엄마 마음대로.
대개 딸기와 포도는 항상 포함되는 편이다.
또또 스타벅스. 옥고감이 나올 때 부터 스타벅스 가는게 더 편해졌다. 사실 옥고감은 그닥 맛이 없었고, 샐러드류가 많아져서 좋다. 단호박 그릴드 샐러드. 크랜베리가 있어서 아주 마음에 드는 메뉴.
아..... 스타벅스 행진이네. 보고 쿠폰으로 아메리카노를 두 잔 받고 다크 초콜릿 가나슈 케익으로 당분 보충.
아메리카노가 차가워질 때 까지 일을 하며 스타벅스 지박령이 되었다고 한다...
사당에서 집까지 걸어가면서, 중간에 먹은 역전 우동. 아주 딱 보통의 맛.
원래 오뎅을 그닥 좋아하진 않는데, 탱글탱글하니 맛있었다.
여의도 스벅이었나... 여름음료인 다크 모카 프라푸치노. 오전 중에 회의가 끝나는 줄 알았으나 IFC에서 저녁도 먹고 9시에 퇴근했던 어느 금요일. 그냥 들어가기엔 지쳐서 먹은 당분.
버스 잘못 타서 갔던 서울대입구 스타벅스에서 여름음료 풀문 초콜릿 바나나 프라푸치노. 파르페 같았다.
굳이 두 번 먹진 않을 것 같다.
도로 주행 시험 합격하고 먹은 일요일 아점. 사당역 5번 출구 근처 국수집이다. 기본 멸치 국수를 주문했는데 생각보다는 별로였다. 검색하면 다들 엄청 맛있다고 써놨는데 역시 블로그는 반만 믿어야 하는 듯.
퇴근길에 사당역 10번 출구 스타벅스에서 아이스 돌체라떼와 그릴드 단호박 샐러드. 유명하다시피 아이스 돌체라떼는 장에 좋습니다.
여의도 IFC TWO 스타벅스. 여긴 천장이 높아서 탁 트여있다. 또 본사로 출근한 날, 모닝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4월 마지막 날의 음주. 퇴근 30분 전 스트레스 마일리지 적립하고 오면서 맥주 4종과 안주를 집어 왔다.
사실 맥주 4종 10,000원 행사에 마음에 드는 맥주는 없었는데 어차피 열받으니까 괜찮을거야 라고 집어온 맥주들이 다 맘에 안들었다. 문제는 별로 즐기지 않는 맥주인데 골라온 나한테 있기는 한테,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미각이 달라지지는 않는다는 걸 확인^^
고구마츄랑 트위스트는 맛있었다. 할매 입맛이야.


5월은 좀 더 건강하게 먹어야겠다.
한 달간 스트레스로 커피와 단 것을 자주 찾은 듯.

그렇지만 난 아까도 영화를 보며 나초를 먹고 왔지....

현대 한국인의 밥상예절 중에 음식님을 촬영하는 것이 들어갔다고 하는데, 찍어 놓으면 그 날의 기억이 나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상을 기록하는 방법이니까.



면허와 탕진잼 그냥 말해봐

 아침 일찍 면허 시험에 임했다. 그러고보니 오늘 토익도 본다는 것 같았다. 별 상관은 없지만 일요일 아침에 유독 사람이 많다고 생각이 든 이유가 있었다. 공부 또는 시험에 있어 독기를 가진 자들은 세 유형 정도인 것 같다. 1. 100점을 맞기 위해, 2. (못하면)스스로를 용서치 못하므로, 3. 완벽주의자. 이 세 유형에 속하지 않는 나는 일단 시험 준비를 열심히 효율적으로 하려고 노력하되 막상 평가에 닥치면 '남보다 1점 더 맞으면 된다'는 모드이기 때문에 살기를 가지고 시험을 본 적이 별로 없다-_-. 꼭 100점 만점으로 도로 주행을 합격하겠다고 생각한게 아니라는 말이다. 도로의 평화를 깨지 않는 운전자가 되자며 심기일전했다. 사당에서 가장 귀찮은 코스인 D코스가 걸렸고 초반에 운전대를 꽉 쥐는 바람에 주행에 약간의 흔들림이 있긴 했는데 그래도 무사히 합격했다. 평행주차도 잘 하고. 이제 제 2의 신분증을 가지러 가는 일만 남았다. 도로 연수도 신청하고.

 집중하며 일하고 싶을 때 사당 스타벅스를 간다. 전기 유목민이기도 하고 골드 회원이기도 하고 바 자리가 제일 편하기도 하고 해서. 그리고 그곳은 항상 붐비지만 나 하나 앉을 공간은 꼭 한 자리씩 남아 있어서 믿고 간다. 사실 어제는 버스를 잘못타서 다른 스타벅스 매장을 갔다. 버스가 와서 자연스레 탔는데, 응??? 왜 낙성대에서 회차하는 것이냐??? 갈아타기 귀찮아서 근처 스타벅스에 자리를 잡았다. 혼자 좀 웃었다. 어제에 이어 오늘까지도 출장 미션이었는데, 왠지 오늘은 너덜너덜해졌던 정신이 돌아온 것 같았다. 밀가루(빵)에 대한 탐욕이 사그라들었고 프라푸치노가 아닌 아메리카노에 만족했으며 마카롱을 추가로 사먹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적응이 된 것일 수도 있고 방전된 에너지가 돌아오고 있는 것일 수도 있고. 그리고 면세점 쇼핑을 했기 때문일 것이고. 해외를 나가게 되면 현지에서 쇼핑하는 것보다 왜 면세점에서 들고 나오는 것이 더 많은 것인가... 흥청망청 탕진잼 아이 신나. 역시 인간의 영혼은 물질로도 채워져야 한다고 확신한다.

 아침 일찍 나가고 저녁 늦게 들어오는 직장인은 낮의 봄을 느낄 새가 없다. 그래서 맑은 주말은 소중하다. 우리 나라 날씨가 봄!-여어어어어어어어름-갈!-겨어어어어어어어어울 이라는데 적어도 1/봄!은 느꼈으니 다행이다. 진짜, 정말. 내일도 최고 25℃까지니 좀 가볍게 입어도 되려나, 괜히 설렌다. 그래도 아직 아메리카노는 핫이지. 뜨아.  뜨거운 아메리카노. 더워도 뜨아를 마시며 이열치열!




4월은 죽을 死월, work&life balance는 실종되었다 그냥 말해봐

  일은 한 번에 터지라고 존재한다고 확신한다. 그 동안 투명하게 잘 코팅되던 나의 코팅액이 4월이 되면서 헤까닥 맛이 가기 시작하더니 노란끼를 폴폴 풍기는 것부터 문제였다. 만우절에 작업을 해서인가 괜한 미신도 만들어내는 판이다. 원인을 알 수가 없다. 원재료를 탓했는데 가장 강력한 용의자들은 무죄를 주장하고 난리났다. 결국 제 3의, 제 4의 용의자까지 파고 들어야 한다. 가장 지치는 작업은, 발전의 가능성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닐 때다.

 엎친데 덮친 격이라고 이 난리통에 출장 준비까지 겹쳤다. 기술 PT를 해야 하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유관 부서가 많다보니 나는 발표자로써 주체적이어야 하는데도 중간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주관은 사업팀이고 자료를 손 보는 곳은 해외 마케팅이고 나보다 고객을 많이 만나는 사람들은 해외 사업팀이니 나는 짜부.....기술 PT인데 진짜 테크니컬하게 말하면 안되고 흥미를 유발할 정도의 가볍고 재밌는 기술을 전달해야한다. 그런데 데이터가..... 데이터가..... 가공과 가공을 거쳐서 뭔가 fact인 듯 fact 아닌 너..... 그리고 나를 잘나보이게 하라는데 그것도 어렵다. 내 컨셉은 '나는 이 업계의 장인이오' 가 아니라 '오호호 어려보이지만 이거 잘 알아요~' 를 발산하는 산뜻한 접근이었단 말이다. 근데 아니래 ㅠㅠㅠㅠ 제가 어딜 봐서 이 업계 통으로 보이겠습니까.

 PT 초안은 분해 후 재조립될 것이고 내 스크립트도 마찬가지. 본업하랴 이거하랴 안양과 서울을 왔다갔다 하는 통에 본업은 자꾸 쌓이고 어제도 그제도 야근에 집에서 업무 릴레이. 문제는 이게 근근히 한 달 내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같으면 이 상황이 싫다고 몸부림쳤을 텐데 지금은 아, 뭐, 이럴 수도 있지?!?!?!?! 라며 받아들이고 있다. 내가 누누히 주장해온 워크&라이프 밸런스는 무너졌다. 와르르. 안다. 많은 직장인들은 이미 무너진 채로 다닌다는 걸. 매일 하던 홈스트레칭을 할 기운도 없고 집에 들어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과자 따위를 잔뜩 사들고 침대에 기대 앉아 우적우적 먹고 나서 니글거리는 배를 움켜쥐고 후회를 하는 내 모습이 엄청 싫다. 정신적인 허기를 과자로 채우고 있는 내 모습이 슬프다. 그렇다고 누구에게 연락해서 '나 되게 지친다'라고 하고 싶지 않고 그럴 사람도 없다. 엄마한테 랩을 하듯 짜증을 읊고 나면 그것도 기분이 별로다. 엄마는 무슨 죄람.

 이 와중에 그래도 소소한 재미가 있다면 본사에 왔을 때 볼 수 있는 여의도의 모습, 사내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의 맛으로 마음을 달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아저씨-_-들 사이에 껴서 우쭈쭈 받으며 부대찌개가 중국요리로 업그레이드되는 기적을 행하게 하는 것. 미생을 간접 체험하는 것. 이런 것들을 소소한 재미라며 토닥이고 있는 나.

 아, 역시 워크앤라이프 밸런스는 무너졌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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